[작가 인터뷰]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또다른 나를 찾는
이천세라피아 유경옥 작가
유경옥 작가(이하 유): 안녕하세요, 유경옥 작가입니다.
저는 흙으로 저와 똑같은 아이들을 만들고 있는데요.
저의 어렸을 때 모습들을 만들어 냄으로서 또 다른 저를 만들고 있답니다.
그리고 동물들도 만들고 있는데요.
동물들은 12지신을 작업 중인데,
매년 그 해에 해당하는 동물을 하나씩 만들고 있기 때문에,
전부 완성까지는 12년이 걸릴 예정입니다.
토야: 또 다른 나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유: 제가 사람들한테 관심이 많아서요. 평소에도 사람들을 만이 관찰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사람들을 관찰하다보면, 그때 비춰지는 모습이 제 모습이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모습 속에서 또다른 저를 발견하게 되는 거죠.
마치 분신처럼 말이에요.
토야: 음.. 예를 들어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유: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습관이라든지, 아님 생각이라던지.
같이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와 잘 맞는다는 느낌이 있잖아요?
다리를 떠는 모습을 본다거나 했을 땐,
‘아! 저건 내가 가지고 있는 또다른 습관이구나!’라고 하는 것처럼요.
나에게는 어떤 모습들이 있을까, 나는 정말 누구인걸까.
이러한 고민들을 타인을 통해 다시 성찰하고,
다시 제 모습을 만드는 작업을 통해 정리해 나가고 있답니다.
토야: 지금 있는 작품들 중에서
말씀하신 좋은 습관, 안좋은 습관들이 표현된 작품이 있을까요?
유: 지금 있는 아이들을 보면, 다들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 않나요?
오늘 있었던 일? 어제 있었던 일? 이러한 것들을 되뇌는 습관들을 표현했어요.
토야: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유: 저는 연극무대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하는데요.
대학원 졸업할 때의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30명의 아이들의 하나의 공간 안에 연출했었습니다.
또 최근에 심포지엄에 참여하기 위해 한달동안 핀란드 토시오라는 곳을 다녀왔는데요.
당시 그곳은 3월인데도 눈으로 덮여 하얀 세상을 연출하고 있었어요.
그때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면서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이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그자리에서 작품을 만들게 되었는데,
뭔가를 바라보다 즉흥적으로 작품을 만들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답니다.
눈의 요정을 표현했는데, 보기에 잘 표현이 되었나요? ^^
토야: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오픈된 공간으로서의 장단점이 있나요?
유: 처음에는 관람객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조금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적응이 되고 나니까 작품을 만들었을 때 바로 보여주고 반응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토야: 보통 작업 하시는데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세요?
유: 작품마다 다르긴 한데요.
제 분신을 만들 때는 전체 빛는 과정까지 한달 이상의 시간이 걸려요.
하지만 한번에 1개씩 작업하는 건 아니고, 보통 2~3개를 한꺼번에 만든답니다.
토야: 작품 만드는 활동을 위한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유: 해야 되는데 잘 못하고 있습니다.
운동하려고, 많이 걸으려고 하고 있는데, 우선은 마음으로만 하고 있습니다.
토야: 평소에는 사람들을 어떻게 관찰하시나요?
유: 제가 쓸 수 있는 여유 시간의 대부분을 사람 만나는데 사용하고 있어요.
사람들을 만나면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듣고,
만약 나였다면 어떻게 생각했을지, 어떻게 움직였을지를 그려봅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고 나면, 그때의 인상이나 감정을 가지고 작업을 해요.
토야: 혹시 카페같은 곳에 가서도 주위를 관찰하시나요?
유: 저는 앞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옆테이블의 이야기가 잘 들리더라구요.
어떻게 보면 하나에 집중을 잘 못하는걸수도 있는데,
덕분에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관찰하게 되더라구요.
토야: 작가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가요?
유: 작가로서 살기 시작한지는 대학원 졸업하고 나서는 3~4년 정도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많이 불안했어요. 작가라는 직업이 안정적이진 않으니까요.
그래서 지금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과 같이 병행하고 있답니다.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제 마음대로 시간을 쓰고,
제 마음대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토야: 나중에 특별히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으신가요?
유: 지금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요.
저의 작품들이 등장하는 동화를 구상 중이에요.
지금도 결과물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기는 한데,
아직 보여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한 1년 쯤 후에는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요?
토야: 작가님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요?
유: 대중과 좋은 관계를 잘 맺어나갈 수 있는 작가가 됐으면 좋겠어요.
잘 들을 수 있는, 그런 작가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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