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인터뷰] 모자이크 예술을 펼치는
이천세라피아 차모밀라 작가
차모밀라 작가(이하 차): 안녕하세요, 모자이크 작가 차모밀라입니다.
본명은 차화선이구요. 3년 전에 한국도자재단에서 모자이크 아트웍이 있었는데
그때를 계기로 해서 창조공방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토야: 어떻게 모자이크 작가가 되셨나요?
차: 원래 대학교때까지는 불교 조각을 전공했는데요.
대학교 2학년 때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가
'와, 이런 곳도 있구나, 여기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학교에서는 불교조각을 전공했지만,
좀 더 다양한 공예쪽을 해보고 싶어 모자이크를 하게 되었습니다.
모자이크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데요.
그래서 이탈리아에서 공부도 하고,
작가명도 이탈리아 느낌이 나는 차모밀라로 정했습니다.
토야: 그럼 불교조각은 안하시는 건가요?
차: 아니요, 그렇지는 않아요. 지금 저는 시간과 관계를 주제로 작업을 해 나가고 있거든요.
불교조각을 공부했던 것이 나와의 인연을 맺은 관계가 되어 모자이크랑 또 관계를 맺게 되고,
그렇게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에요.
예를 들어 불교에서는 관세음보살과 비로자나불 등이 실크 위에 탱화로 그려져 있는데요.
모자이크로 작업하게 되면 유럽에서처럼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영원성을 간직한 작품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거죠.
그래서 대학생 시절 교수님과도 계속 연락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리는 작입이기 때문에,
우선은 제 작가로서의 캐리어를 갖추는데 집중하고 있답니다.
토야: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차: 이탈리아 유학 시절, 제가 작가로서의 길을 계속 갈 수 있게 도와준 작품이 기억에 남네요.
유학생활이라는게 아무리 한국에서 지원을 해준다해도, 대부분은 부족할 수 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저도 이탈리아 시에서 지원해주는 작업실에서
어느 정도 경비를 지원 받으면서 작업실 생활을 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등대 작품을 하나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들어왔어요.
사실 등대는 제 작품 스타일과도 맞지 않아 처음엔 거절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주문을 주신 분께서 자기 친구와 등대에서의 깊은 추억이 있는데,
'밀라노에 사는 그 친구에게 등대를 선물하고 싶다, 작업실에서 유일한 동양 사람이었던
제가 만들어준다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사연을 듣고 작업을 시작했죠.
가격도 저렴하게 35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5만원 정도에 작업을 해 드렸는데요.
친구를 만나고 오시고서는 덕분에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고맙다고 하시면서.
그 후로는 원래 350유로 정도 판매하던 제 작품들을 계속 구매해 주셨어요.
사연 때문에 돈과 상관없이 작품을 만들어 드렸는데,
그게 인연이 되어 유학생활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어 주셨답니다.
지금도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구요.
토야: 요즘은 어떤 작품들을 만들고 계신가요?
차: 처음 창조공방에 들어왔을 때는 주로
대리석, 유리, 불투명 유리들을 활용한 모자이크 작업을 주로 했는데요.
사실 도자랑은 상관이 없는 활동이죠.
그러다 여러 작가분들을 만나게 되고,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나누다보니
지금은 도자랑 모자이크를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고 있어요.
여주에서 7월에 전시가 있는데요.
액자를 만들고, 그 액자에 있는 동그라미들을 모티브로 한 컵들을 만들어서
식기류와 액자 작품하고 하나가 되는,
부엌을 전부 하나의 컨셉으로 꾸밀 수 있도록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또다른 작품으로, 이건 나무를 자른 건데요.
나무는 나이테가 있잖아요? 이 나이테라는게 한해 한해 살았던 나무의 기록인데,
그 해 환경에 따라 좁아지기도 하고, 넓어지기도 하는 나무의 인생이 여기 담겨져 있어요.
그래서 이것을 모티브로 해서 나이테마다 다른 장식으로 꾸며 시각적으로 나타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답니다.
이 외에도 새롭게 옆에 계신 류희도 작가랑 여러 가지 작업을 해 나가고 있는데요.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여러 가지 재미있는 시도를 해보고 있습니다.
토야: 오픈된 공간에서의 작품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이 있나요?
차: 저는 오픈되어 있는 이 공간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유학을 다녀와서 2012년도에 처음 경기도 가평에 작업실을 얻었는데요.
그곳은 굉장히 개인적인 공간이었어요.
그러다보니 다른 작가들과의 교류도 거의 없고, 너무 외롭고, 쓸쓸하고,
아무래도 혼자 있다보니 작업 능률도 떨어지더라구요.
저는 다른 이들과 이야기하고, 상의하고하는 소통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는 이곳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단점은.... 처음엔 작업실에 일반 손님들이 불쑬불쑥 들어오셔서
작업에 집중하는데 조금 불편함이 있었지만,
지금은 문을 달아주셔서 예전만큼 들어오시지는 않으세요.
사실 저도 그렇게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구요.
오히려 너무 없으면 잠도 오고 지루할텐데,
사람들을 보면서 하니까 재미있답니다.
토야: 작가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가요?
차: 국내에서 전통 모자이크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활동하는 작가는 저 포함 두명인데요.
모자이크 작업이라는게 노동력도 많이 필요하고, 사람도 많이 필요하고,
단가가 쎄기 때문에 자리 잡기가 쉽지만은 않아요.
저같은 경우는 운이 좋아서 도자재단을 알게 되었고,
도자재단에서 공공사업 등을 통해 여러 가지 일을 모색하면서 사업을 같이 진행해주셔서
그런 걱정 많이 안하고 재미있게 작품활동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재미있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을하더라도,
수입을 창출해 의식주를 해결해야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배제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저는 하고 싶은 작품활동을 하면서도 의식주를 해결하고 있어 무척이나 만족하고 있답니다.
토야: 먼 훗날 대중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차: 작가라고 하면 피카소, 반 고흐처럼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 되지 않으면
생활이 힘들지 않냐라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데요.
그런데 회사도 삼성이나 LG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대기업이 있으면 중소기업도 있고, 소상공인이 있는 것처럼요.
유명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소신을 가지고 작품 활동을 해 나가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물론 그렇다고 유명해지기 싫다는 것은 아니구요.
당연히 노력은 지금보다 더 많이 해 나갈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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