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읽게 된 시 한편이 시선을 잡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인생과 비슷한 것 같은 박건호님의 ‘늙은도자기의 노래’
늙은도자기의 노래
박건호
한 친구는 박물관으로 가고
한 친구는 수집가의 애장품이 되었으나
남도의 흙으로 빚은 것이 아니라
떠돌이가 될 수밖에 없는 늙은 도자기.
물이라도 담았으면 좋겠는데
바다를 건너온 유리그릇한테 밀리고
아무도 듣지 않는 육자배기나 부른다.
애초 투가리로 태어났으면
된장찌게 끓이는 법이나 배웠으련만
논리적 사고도 없이 열을 올리다가 주둥이만 헐었다.
예절이 무슨 소용 있으랴
의례적인 인사 뒤에는 슬픔이 도사리고 있을 뿐
다시 흙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불가마니 속에서 꿈꾸던 기억이 달빛에 바래지면
늙은 도자기는 파릇파릇 돋아나는
풀잎들이 부끄러워
눈을 가린 채 세상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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