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 최고의 소나무 대나무 그림을 대표하는 작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도자기, 바로 청화백자항아리에 그려진 그림을 꼽을 수 있을꺼에요.
백자청화 소나무 대나무무늬 '홍치2년명' 항아리
1489년, 높이 48.7, 입지름 13.1, 밑지름 17.8cm
국보 제 176호, 동국대학교 박물관
조선 성종 20년 1489년에 만들어진 항아리 (항아리란 말이 왜이렇게 어색하죠? ^^a)
국보 제 176호에 올라 있는 이 도자기의 가장 큰 특이점은 항아리 안에 제작한 연도가 새겨져 있다는 점입니다.
구연부 안쪽에 원래는 [홍치 2년] 이라는 글귀가 있었는데 일부가 파손되어 현재는 [홍치]란 글자만 보인데요.
[홍치]란 명나라 황제의 연호인데, 1489년에 제작되어 오랫동안 화엄사에서 보관되어 오다가 지금은 동국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어요.
이 청화백자에는 대나무와 소나무가 그려져 있는데, 둘다 모두 절개, 의리 의 상징으로 조선 사대부들이 좋아하는 소재입니다. 하지만, 종이나 비단처럼 평면에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입체적인 도자기에 그리는 그림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인지, 일부러 그런건지 소나무들이 쭉쭉 뻗어 올라가는게 아니라 굽이굽이 꺽여서 억지로 구부린 느낌이 들어요 ^^
이 도자기를 그린 청화는 당시 중국에서 수입한 값비싼 안료였기에, 조선 최고 솜씨의 화원들만이 다룰 수 있었데요. 항아리 그림의 솜씨가 수준급인 것도 바로 그런 이유라고 하네요.
여기서 다른 백자청화를 하나 살펴볼까요?
백자 청화 비파 새무늬 접시 (출처 - 사람을 닮은 그릇)
명 15세기 전반, 높이 10.0, 입 지름 50.3, 밑 지름 35.2cm
일본 아타카 컬렉션
구연이 16개의 꽃 모양으로 구분된 <백자 청화 비파 새무늬 접시>는 명나라 청화 백자 제작 기술의 우수성을 잘 보여준다고 합니다.
접시하나와 도자기. 단순 비교하면 누가 봐도 우리나라의 청화백자항아리가 더 만들기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될 텐데요 (물론, 당연히 만들기 어렵고 대단한 기술이죠~) 저도 알기전에는 접시정도야~ 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모르고 있던 부분!!
바로 그릇은 구우면 크기가 줄어드는데, 백자의 경우 약 15~20% 가량 줄어든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저 접시의 경우 줄어들기전 크기는 약 6~70cm 정도. 그렇게 큰 그릇이 줄어드는데 약간의 휘어짐도 없이 똑바로 구워져 나왔다는게 참 대단한 기술인거 같습니다.
물론 저 작품이 탄생할 때까지 수많은 실패작(?)이 나왔겠지만, 그래도 신기해요 ^^
백자의 경우 저만큼 줄어들고, 다른 도자기들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다음에 저희 이천 세라피아에서 도자기를 굽게 된다면 몇개 정해두고 크기를 다 재어놔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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